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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패션 디자이너의 기발한 상상력 : 2020 럭셔리 브랜드 언택트 런웨이쇼

 
 
코로나19의 유행은 세계 4대패션쇼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패션의 최첨단은 이제 스마트폰과 5G를 통해 전달된다.최고의 크리에이터가 이끄는 럭셔리 브랜드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디지털 PT를 준비했다. 놀라움과 충격을 선사했던 2020 럭셔리 패션브랜드의 인상적인 순간들.
 
 
 

 
“로에베는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LOEWE
SS21 Men's collection with Jonathan Anderson
 
로에베는 올해 패션쇼 손님에게 패션쇼 초대장 대신 박스를 보냈다. 사람들에게 왜 로에베의 패션쇼를 지켜봤는지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 택배로 도착한 ‘쇼 박스’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커다란 쇼 박스 안에는 새로운 시즌 컬렉션의 주제를 담아낸 온갖 자료를 담았다. 종이인형같은 룩북, 원단 샘플, 사운드트랙이 담긴 레코드판까지. 박스 안에는 로에베의 뉴 컬렉션에 영감을 준 자료가 담겨 있었다.
 
로에베의 컬렉션 발표는 공식 인스타그램과 홈페이지를 통해 24시간 동안 라이브로 공개됐다.셀프 카메라, 라이브 스트리밍,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줌 화상 채팅까지. 현재 온라인으로 가능한 한 모든 방식을 총동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시간마다 지루할 틈 없이 바뀌는 주제는 MZ 세대의 성향과 유행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일까? 분명한 건 여태까지 집에 도착한 장난감을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패션쇼를 구경하는 일은 이전까지 없었다는 점이다. 인상적인 기획이 돋보였던 퍼포먼스였다.
 
 
 
 
 
 
"버버리는 자연과 함께했다."
 
BURBERRY
The#BurberrySpringSummer21show experience
 
버버리는 숲 속을 배경으로 온라인 패션쇼를 펼쳤다.영국의 울창한 자연,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공간에서 아티스트 안네 임호프와의 협업을 통한 무대로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었다.뮤지션 엘리자 더글라스의 라이브 공연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패션과 예술, 음악, 그리고 디지털이 함께한 버버리의 컬렉션은 독특하게도 유튜브가 아닌 트위치에서 실시간 중계됐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트위치와의 파트너십은 향후 버버리의 기발하면서도 참신한 언택트 패션쇼를 기대하게 만든다.
 
 
 
 
 
 
"구찌는 패션계의 상식을 엎으려 한다."
 
Gucci Epilogue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0년 봄, 구찌의 수장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놀라운 결정을 알렸다.캡슐 컬렉션과 크루즈 컬렉션을 포함해 매년 다섯번씩 진행하던 패션쇼를 연 2회로 줄인다는 소식을 알린 것.
 
기존 이벤트를 대신할 '에필로그' 컬렉션의 새로운 런칭을 알렸는데, 알렉산드로 미켈레와 화상통화를 하던 전세계의 20명의 패션에디터는 즉각 이 소식을 널리 알렸다. 에필로그, 시나 소설의 마지막을 뜻하는 이 말은 판데믹 이전의 패션계의 상식이 종결되어야 한다는 뜻이었을까?
 
에필로그 컬렉션은 기존 패션쇼의 상식을 파괴했다. S급 모델은 온데간데없고, 구찌 캠페인을 탄생시킨 디자이너가 직접 모델이 된 것이다. 크리에이터가 직접 입고, 직접 런웨이에 서고, 직접 만드는 과정 그 자체를 드러냈다. 구찌 아카이브에서 벌어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이자 전시의 방식이 되면서 앞으로 이어질 디지털 패션쇼의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12시간의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송출된 영상은 차곡차곡 구찌 아카이브에 쌓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될 구찌의 에필로그 시리즈를 기대해보자.
 
 
 
 
 
 
"프라다는 카메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Prada
Spring/Summer 2021 Womenswear Show
 
눈요깃거리의 즐거움을 잊지 않았다. 프라다는 색다른 구도와 수많은 카메라를 활용해 온라인 런웨이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CCTV처럼 빈틈없이 놓인 카메라 사이를 파고드는 모델들, 그들을 쫓는 역동적인 카메라워킹은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온라인 스트리밍에 긴장감을 더했다. 거리조절을 다양하게 가져가며 옷과 액세서리에 있는 사소한 디테일까지 보여주며 새로운 시즌 컬렉션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무관중 런웨이에 기용한 모든 모델이 루키였다는 점도 인상적.런웨이 영상이 송출된 뒤에는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대담이 이어진다. 두명의 유능한 크리에이터가 힘을 합쳐 변화시킬 프라다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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